미국 간호사

미국 병원 이력서 쓰는 법

간호사 멘토 소피아 2020. 9. 12. 14:40
반응형

인스타그램 @NursingMentor_Sophia

협업문의 RNMentorSophia@gmail.com

    안녕하세요, 간호사 멘토 소피아입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면접 팁을 드렸다면 (미국 병원 취업 면접과 팁), 이번에는 그 면접까지 가기 위해 필요한 이력서를 쓰는 법, 그냥 쓰는 법도 아니고 컴퓨터의 스캐닝을 뛰어넘어 인사과 담당자에게 읽힐 수 밖에 없는 이력서를 공유할게요.      

반응형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이력서" 하면 생각나는 것은 승무원같이 반듯하고 단정한 머리스타일과 용모가 단정하게 정장을 입고 찍은 증명사진이 왼쪽 윗 코너에 들어가있는 모습입니다. 미국에선 한국처럼 사진을 넣거나 자신의 나이, 인종, 결혼여부 등 일과 관련 없는 정보를 이력서에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에선 이력서를 어떻게 쓸까요? 디자인이나 스타트업같이 창의력을 요하는 회사들은 좀 더 다양한 형태의 이력서나 포트폴리오를 권장한다고 하는데, 사업군 중에서 보수적인 쪽에 속하는 병원에서는 제일 간단명료하고 클래식한, 될 수 있다면 한 장에 다 볼 수 있는 이력서 스타일을 원합니다. 

 

 

 

     저기에서 플러스 마이너스가 생길 수가 있겠으나, 위에 보여진 것이 대체적으로 병원에 내는 이력서의 형식입니다. 미국에서 간호대학교를 졸업 한 후, 실무경력이 제로인 저는 어떻게든 뭔가 경력이 있는 것처럼 만들어보고자 학교에서 했던 미래간호사 동아리 회장직이라던가, 오리엔테이션 리더나 멘토 역할이라던가, 졸업학기 때 성적이 좋았던 학생들만 할 수 있었던 capstone 프로그램 등을 이력서에 한껏 꾸며적어넣었습니다. 완성된 저의 첫 이력서를 한국에 계신 아버지께 보냈을 때 돌아온 반응:

 

"아니, 여기에 사진이라도 하나 넣어야 하는거 아니야? 네 인상이 좋으니까 그게 도움이 될 것 같은데."

 

😂😂😂

 

     1. 이름 (영어이름? 한국이름?)

 

     우선 뭐니뭐니해도 이력서의 맨 처음에는 풀네임이 들어갑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말들이 많은데요, 어디든 그렇겠지만 미국은 특히 인종차별에 대해 굉장히 엄격한 사회이지요. 이민자로써, 마이너리티로써 살아본 미국사회는 사실 무지함에서 오는 은근한 인종차별이 너무나 만연한데, 이렇게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오히려 약간 가식적으로 보일 정도로 겉으로는 그 잣대를 더 심하게 둡니다. 하지만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력서 맨 위에 볼 수 있는 지원자의 이름을 봤을 때 딱 봐도 백인 이름인 지원자가, 흑인이나 다른 소수인종의 이름보다 면접 기회가 더 높습니다. 

 

 

https://hbswk.hbs.edu/item/minorities-who-whiten-job-resumes-get-more-interviews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에서 연구한 결과가 담긴 위의 그래프를 보시면, 같은 이력서라도 흑인이 본인 이름을 썼을 때보다 약간 백인화처럼 바꾼 이름을 썼을 때, 아시안이 본인 이름을 썼을 때보다 백인화된 이름을 썼을 때 면접 요청 횟수가 두배나 높습니다. 

 

     저는 미국 생활 초반에는 제 한국이름을 썼다가 미국애들이 너무 엉망진창으로 제 이름을 부르는게 짜증이 나서 영어 이름을 선택한 케이슨데요. 그러다보니 "왜 네 본명을 쓰지 않느냐. 네 본명이 부끄럽냐. 너 자신을 사랑해라" 등등 뭐 별 같지도 않은 조언의 탈을 쓴 개소리들을 많이 들었었어요. 너무 황당한 말들을 많이 듣다보니 나중에는 "야 너네가 제대로 내 이름 발음할 줄만 알았어도 난 이름 안 바꾸지. 내 본명을 아무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데 누가 좋아하니?" 라고 되묻는 경지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사람들은 열린 것 같아 보여도 보수적이라, 영어 이름이 있는 아시안과 아시안 이름이 있는 아시안이 있을 때에 당연히 영어 이름이 있는 사람을 미국에서 태어난 2세로, 아시안 이름인 사람은 미국에 막 온 이민자 개념을 갖고 있습니다. 이거에 대해 미국인들에게 물어보면 아무도 인정하지 않을거예요. 그걸 인정하는 순간 자신은 무지한 사람인걸 인정하는 거거든요. 하지만 직접 14년 정도 미국에 살아보니 이건 국룰이더라구요. 

 

     어쨌든 제가 미국 병원 이력서를 쓸 때 추천해드리고 싶은 것은 한글이름과 발음이 비슷한 영어이름을 추가하시라는 점입니다. 만약 이름이 "혜원" 이라 하시면 

ex) Hyewon (Haylee) Kim 

 

이런식의 영어이름을 이력서 위에 본명과 함께 쓰시는걸 추천합니다. 미국 이름중에도 발음하기가 참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땐 무조건 발음하려고 하시는것보다 이름을 어떻게 발음하는게 맞냐 물어보는게 예의입니다. 그럼 보통 제대로 된 발음을 알려주거나 닉네임을 알려줘요. 그럼 발음하기도 쉽고, 기억하기도 더 쉽고요. 저도 제 본명을 써야 할 때 항상 상대방이 더듬대거나 Ms. Last name 으로 부르는데, 영어이름을 가르쳐주며 편하게 불러라 하면 그쪽에서 안도하는게 100% 느껴집니다. 영어이름을 쓰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말 제가 편하려고 영어이름을 쓰는 거지, 저의 백그라운드가 부끄럽다거나 저의 본명이 싫어서 쓰는게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기왕 미국이라는 다른 나라에서 사는거, 그 사람들이 편하게 나를 기억할 수 있게 이력서에도 영어이름을 추가합니다. 

 

     2. 간단한 개인정보

 

     이름 밑에는 집 주소와 핸드폰 번호, 그리고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주민등록번호 같은건 절대 이력서에 넣지 않고, 병원 웹사이트를 통해 지원할 때 작성합니다.) 이 때 중요한게 이메일 주소 입니다. 학생때부터 쭉 써왔던 이메일이 편하고 손에 익겠지만, 그게 angel0405 라던가 iloveyou012 등 유치한 이메일이면 이젠 새로운 이메일을 만들 때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메일 주소가 네개가 있는데, 그 중에 work email 은 일 관련된 중요한 이메일들이 사적인 이메일이나 광고나 스팸들 사이에서 놓치지 않도록 구분되어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는 대개 자신의 풀네임을 G mail 계정으로 만드는 것이 제일 프로페셔널 해보입니다. 위의 이름으로 계속해서 예시를 들자면, 

 

ex) HeywonHayleeKim@gmail.com or HayleeKim@gmail.com or H.K.RN@gmail.com

 

 

등이 깔끔해보이지요. 만약 이미 자신의 이름으로 된 이메일 계정이 있다면 거기에 간단한 숫자를 넣는방식으로 최대한 간단하게 만드시는게 도움이 됩니다.

 

     3. Professional Summary (나의 경력 요약)

 

     그 다음 부분은 Professional Summary 인데요, 사실 저 부분은 넣어야 한다, 안 넣는게 더 낫다 등 의견이 반으로 갈려지는 부분입니다. 너무 길게 쓰면 요약의 본질을 흐리게 되니, 자신의 경험과 경력을 딱 한 문장으로 깔끔하게 넣을 수 있으신 분들은 한 문장으로 써넣는 것도 좋습니다. 보통 몇년의 경력이 있고, 어느 분야에서 일을 했는지, 그리고 나의 장점 두가지 정도를 넣어 씁니다. 

 

ex) Bilingual RN with 6+ years of experience in a pediatric intensive care unit with strong communication skills and time management

 

     4. Work / Professional Experience (경력)

 

     위의 예시에는 그 다음 License 가 나왔는데 개인차이겠지만 최대한 이력서를 읽기 쉽게 하기 위해서, 간단하게 적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물론, Certification 같은 자격증이 많이 있으신 분들은 취득날짜를 함께 써주시는게 좋구요. 그냥 간호면허밖에 없다는 분들에게는 Work Experience / Professional Experience 를 먼저 쓰시라 추천드립니다. 경력을 먼저 쓰시는게, 인사과에서도 원하는 정보를 먼저 볼 수 있으니 선호하는 경향입니다. (예시에 먼저 나와있는 Skills Highlights 는 제일 밑부분에 기재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제 이력서도 이 샘플과 같이 저의 역할과, 일한 곳을 왼쪽에, 기간을 오른쪽에 두었습니다. 위치는 보통 일한 병원 이름 바로 옆에 두는게 깔끔해보이긴 해요. 그리고나서 그곳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자세히 적는건데 지금 이 샘플은 셋 다 중환자실 간호사로 일한 경력이기 때문에, 차라리 디테일을 한번에 쓴 후에, 지금까지 어느 병원들에서 일했는지 각자의 기간을 다른 방법으로 나열할 수도 있어요. 사실 나열하는 방식보다 이 부분에서 더 중요한것은 active verb 들을 쓰는 것입니다. 수동적인 동사보다 능동적인 동사를 일컫는 말인데요, 보통 이력서를 컴퓨터로 제출하는데, 컴퓨터가 특정 단어들을 검색해서 그 단어들과 많은 매치가 되는 서류들을 상위권에 둡니다. 

 

     본인의 근면성실함이나 지금까지의 성과들을 표현할 때는 상황에 맞게 이 중에서 어울리는 단어를 사용하시면 좋습니다: 

 

Achieved (이루다), Enacted (제정하다), Endeavored (시도하다), Established (설립/확립하다), 

Exceeded (~를 넘어서다), Sharpened (재정비하다), Stimulated (돋구다/자극하다), Supervised (감독하다), 

Surpassed (~를 능가하다)

 

     본인이 책임져서 한 일들을 단순히 "duties included",  "responsible for", "served as" 처럼 수동적인 단어 대신에, 

 

Accelerated (진행을 가속화시키다), Accomplished (성취하다), Analyzed (분석하다), Assembled (조립/집합하다), 

Built (설계하다), Founded (설립하다), Created (창작하다), Constructed (건설하다), 

Delivered (전달하다), Developed (개발하다), Executed (실행하다), Finalized (마무리하다), 

Forged (안출하다), Guided (이끌다/안내하다), Handled (조종하다), Improved (향상하다), 

Increased (증가하다), Initiated (시작하다), Implemented (구현하다), Instituted (설립하다), 

Produced (생산하다), Reached (도달하다), Simplified (단순화하다), Volunteered (봉사하다) 

 

등이 훨씬 능동적이어 보입니다. 

 

    본인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강조하고 싶을 때는,

 

Collaborated (협력하다), Conveyed (전달하다), Enlivened (활기차다), Instructed (지시하다), 

Performed (수행하다), Presented (발표하다), Spoke (이야기하다), Trained (교육하다)

 

(https://www.indeed.com/career-advice/resumes-cover-letters/action-verbs-to-make-your-resume-stand-out)

 

등을 쓰시면 됩니다. 같은 일을 했어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능동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그만큼 면접에 한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어요.

 

     5. Education (학력)

 

     그 다음 부분은 Eduction 으로 대학교때부터의 학력을 적으시면 되는 것이고, 만약 지금 석사나 다른 공부를 하고 계시다면 그것도 추가하시되 졸업날짜를 Expected May 2023 식으로 넣으시면 된답니다. 학점은 미국 기준으로 4.0 만점에 3.8 이상이거나 national honor society 소속이 아니시면 따로 게재 안하시는게 좋고, 안 적어도 안 물어봐요. 

 

ex) Expected May 2023

Master of Science, Nursing, University of Colorado 

 

May 2019

Bachelor of Science in Nursing, University of Florida

with a Magna Cum Laude

 

     6. Skills / Activities (특기 / 그 외 활동)

 

     마지막으로는 Skills / Activities 를 넣으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여기에서 Bilingual (Korean & English) 를 넣으시구요, 일 외에 자원봉사들, 병원 관련 세미나 참석 등 다양한 활동들을 많이 넣으세요. 미국은 워낙 공부나 일 하나만 잘하는 사람들을 별로 매력이 없다고 생각해서, 이 부분을 많이 보기도 합니다. 저도 항상 이 부분에서 질문을 많이 받기도 했어요. 이 부분을 작성하실 때도 위에 말한 active verb 를 꼭 사용해주세요. 

 

ex) Bilingual (Korean & English), Volunteers at the orphanage every week since 2012, Participated in Emergency Department Council 등등

 

 

     항상 간단히 쓰려고 시작하는 포스팅인데 쓰다보면 공유해드리고 싶은 점들이 많아서 길어지는 것 같아요. 다음부터는 분량조절을 더 잘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외에도 이력서 관련 질문 있으면 주저없이 남겨주세요!

로그인 없이도 남길 수 있는 공감과 댓글은 저를 더 힘내게 합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스타그램 @NursingMentor_Sophia

협업문의 RNMentorSophia@gmail.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