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병원 휴가 (유급 & 무급 베네핏) 및 공휴일 제도

인스타그램 @NursingMentor_Sophia

협업문의 RNMentorSophia@gmail.com

     안녕하세요, 간호사 멘토 소피아입니다. 오늘은 한국 날짜로 추석이라 퇴근 후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통화를 했어요.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진작 뵐 수 있었을텐데 로나 때문에 일년이나 넘게 못 뵙고 있네요. 그래도 다행히 날짜가 많아서 긴 연휴가 되었다고 하니 제가 다 기분이 좋더라구요. 이번 포스팅은 미국의 공휴일과 유급 휴가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할게요. 

반응형

     저는 지금까지 일하면서 세가지 방식으로 미국 공휴일과 휴가 페이를 겪어봤어요. 

 

1. 공휴일은 Holiday Pay, 유급 휴가는 일년에 2주 (8시간 근무 기준), 아픈 날은 무급.

 

2. 공휴일은 Holiday Pay, 유급 휴가는 일년에 기본 4주 플러스 알파 (12시간 근무 기준), 아픈 날은 최대 열흘까지 Sick Pay 로 유급.

 

3. 공휴일은 Holiday Pay, 휴가와 아픈 날 모두 합쳐서 1년에 6주 플러스 알파 (12시간 근무 기준) 

 

 

     첫번째 일했던 곳은 의사 네 명이 하시는 개인소아과였습니다. 제 미국 첫 직장이기도 했고, 주변에 제대로 물어볼 수 있는 사람들도 없었어요. 사실 이 곳 전에 공식적으로 졸업 후 처음 취업됐던 병원이 오리엔테이션 한달도 안돼서 환자 안전 문제로 하루아침에 문을 닫게 되어서 급하게 일자리를 찾느라 비교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구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토요일은 격주로 오전근무를 하는 곳이었는데 일주일에 40시간 넘게 일하는데도 베네핏 (한국으로 따지면 4대 보험) 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 당시엔 그런줄 알고 다녔죠. 그나마 미국의 공휴일들 중 제일 규모가 큰 New Year's Day (새해), Memoriay Day (현충일), Independence Day (독립기념일), Labor Day (근로자의 날), Thanksgiving (추수감사절), Chrismas (크리스마스) 들은 오피스 자체가 문을 닫았기 때문에 공휴일 페이로 유급휴가를 받는 것 기분에,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 모두가 유대인들이셔서 네 번의 유대인 명절에도 유급 휴가를 받을 수 있었답니다. 그 대신 아파서 못 나가는 날은 무급으로 쉬게 되는 셈이었어요. 

     두번째와 세번째 경우는 제가 지금까지도 일하고 있는 병원이야기인데요, 원래는 두번째의 시스템이었다가, 약 2년전에 세번째의 시스템으로 바뀌어서 둘 다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의 경우에는 매년 새해 처음 받는 2주급에 (미국은 월급 대신, 보통 2주마다 2주급을 받아요.) 일년에 쓸 수 있는 휴가시간들이 한번에 나와있었어요. 자세히 기억은 나진 않지만, 200시간이 넘게 주어지고, 일년 동안 그 시간을 자기가 조절해서 휴가를 쓸 수 있는것입니다. 그리고 일년에 그 시간을 다 못 쓰면 자동으로 다음 해로 넘어가서 만약 올해 일을 열심히 했다, 그 대신 내년에는 좀 많이 휴가를 쓰고 싶다 하면 충분히 유급 휴가를 받을만한 시간들이 있는 것입니다. 큰 병원이라 공휴일에도 일을 해야하긴 했지만, 공휴일에 일을 하면 평소 시급의 1.5배를 받았기 때문에 일부러 공휴일에만 일을 하는 동료 간호사들도 많았답니다. 공휴일에 쓰기로 한 유급 시간들을 (54시간) 따로 개인 휴가시간과 함께 합쳐 쓸 수도 있었어요. 

     저희 병원은 일년에 다섯번 콜아웃 (sick call) 을 할 수 있었는데, 한번에 이틀 연속 콜아웃 하는 것을 한번의 경우로 보고, 네번째 콜아웃 할 때는 경고, 다섯번째 콜아웃을 할 때는 매니저와 면담 및 지면 경고를 받았어요. 예를 들어 월, 화, 금 근무를 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월요일과 화요일을 이틀 연속으로 콜아웃하면 한번의 경우로 따지는 것이었죠. 월, 수, 금 근무였는데 월요일과 수요일을 콜아웃을 해도 "연속" 으로 쳐서 한번의 경우로 따지었습니다. 문제는 이 Sick pay 시간들은 1년이 지나서 안 쓰면 사라지는 것이었기 때문에 몸이 따로 아프지 않아도 일하러 가기 싫은 날이나 휴가시간을 따로 쓰고 싶지 않을 때 세번째나 네번째 콜아웃까지 이 편법(?)을 쓰는 경우들이 꽤나 많았습니다. 안 쓰고 가면 돈 버리는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결국 병원 측에서는 미리 알고 예방할 수 있는 유급휴가보다 이 콜아웃을 하기 위한 현상을 줄이고자, 세번째 시스템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세번째 시스템은 아마 미국에서 일하시거나 미국 취업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많이들 들어보셨을 PTO (Paid Time Off)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을 적용할 때 병원에서는 이건 우리 직원들을 위한 제도다, 이렇게 하면 더 많은 날을 휴가로 쓸 수 있고, 일년에 꼭 쉬어야 하는 날들을 개런티해준다 등등 굉장히 사탕발린 말을 많이 했습니다. 물론 뚜껑을 열고 보니 미리 직원들이 예상했던 것처럼 병원을 위한 제도였던것이구요. 우선 PTO 시스템은 위 두가지의 시스템들과는 달리, 유급휴가와 Sick day 시간을 한 곳에 합칩니다. 그 대신 공휴일 페이는 그대로 따로 가구요. 그리고 위의 시스템과는 달리 연말까지 주어진 휴가시간을 다 쓰지 못하면 그대로 다 날라가버리는 제도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직원들을 위한 일년 내 정해진 기간의 유급휴가를 개런티하는 시스템이라 홍보를 했던 것이구요. 이렇게 둘을 합쳐버리고 나니, 콜아웃을 했을 때 내가 유급 휴가로 쓸 수 있었던 시간에서 깎여나가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근무 직전 콜아웃을 하는 빈도는 엄청나게 줄었고, 이로써 병원측에서는 좀 더 알맞게 필요한 staffing 을 계획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시스템이 이전 시스템과 또 다른 점은 매년 새해에 한번에 받았던 시간들을 2주마다 조금씩 나눠서 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연초에는 길게 휴가를 못 쓰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 단점을 보완하고자 저희 병원에서는 한 해의 PTO 를 그 다음해 2월 말까지 연장해 사용할 수 있는 제도를 추가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2주마다 9.84 시간의 유급휴가를 제공받는데, 계산해보면 최대 235시간을 유급휴가나 Sick pay 로 사용할 수 있고 일년 내내 몸과 마음이 건강해서 콜아웃을 한번도 안하고, 매니저가 승인해줬다고 가정할 시에 12시간 근무 기준 약 20 쉬프트를 유급 휴가로 받을 수 있고, 12시간 근무면 일주일에 사흘만 근무하게되니, 6주동안 휴가를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 여기에 일을 몰아서 할 수 있는 12시간 근무의 장점을 활용해서 작년에는 1-2월에 베트남+한국 여행 3주, 4월에 자메이카 여행 5일, 8월에 사우스캐롤라이나 여행 1주, 10월에 한국 3주, 11월에 쿠바 여행 5일 플러스 근교 롱위켄드 휴가 두 번을 다녀왔습니다.

 

     유급 휴가의 최종 결정권은 담당 부서의 매니저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항상 좋은 분들을 만나서 한국으로 여행을 가거나 부모님이 저를 보러 오실 때는 최소 3주의 넉넉한 휴가를 바로 승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 인도 간호사들은 워낙 비행시간이 길다보니 한달은 기본으로 갔다오기도 하더라구요. 미국 사람들은 특히 여름에 가족 휴가를 가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서 저희 병원은 5월 말인 메모리얼데이와 9월 초인 근로자의 날 사이에는 최대 2주만 유급 휴가를 허락하고 있습니다. 그 기간 전 후는 미리 신청만 하면 왠만한건 승인이 되구요. 만약 같은 주, 같은 쉬프트로 일하는 동료 간호사와 휴가 계획이 잡혔다 하면, 저희 병원은 "누가 먼저 신청을 했느냐" 로 정해집니다. 유니언 (간호노조) 이 있는 병원은 무조건 시니어리티로 그 부서에서 제일 오래 일한 사람들부터 휴가계획을 잡고, 결국 맨 신참은 나머지 날들 중에 휴가를 정해야 하는 곳도 있다고 해요. 하지만 저희 병원은 무조건 먼저 휴가 신청서를 제출한 사람들 위주이기 때문에 워낙 스탭들이 많았던 응급실에서 일했을 때에는 특히 장거리 여행 계획시 일 년 전에도 미리 휴가를 신청하고 승인받았답니다. 

 

     혹시 이 위의 세가지 시스템 말고 다른 식으로 베네핏을 주는 곳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제대로 된 여행은 못 가도 이번 해에 주어진 PTO 시간들은 제 때 써야하니, 올해 저희 동료들 사이에선 Staycation (한국표현으로 방콕) 이 유행을 했고, 다들 주당들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하루 빨리 마스크를 쓰더라도 지금보다 마음 편하게 여행을 다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로그인 없이도 남길 수 있는 공감과 댓글은 저를 더 힘내게 합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스타그램 @NursingMentor_Sophia

협업문의 RNMentorSophi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