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호사

미국 간호사 기록의 중요성 (nursing documentation)

간호사 멘토 소피아 2020. 10. 19. 13:39
반응형

인스타그램 @NursingMentor_Sophia

협업문의 RNMentorSophia@gmail.com

    안녕하세요, 간호사 멘토 소피아입니다. 오늘은 간호 기록 (nursing documentation) 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반응형

     대학교를 다닐 때 많은 걸 배웠지만 지금까지도 특히나 생생나게 기억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당시 교수님이 어떤 옷을 입고 계셨는지, 어떤 파워포인트가 띄워져 있었는지, 어떤 톤으로 이야기를 하셨는지 구체적으로 그 상황 하나하나가 다 생각납니다. 여러분은 엄청난 정보를 배우고 얻은 대학교에서 특히 뇌리에 제대로 박힌 기억이 어떤 것들이 있으신가요? 저는 그 것이 그 어떤 간호 관련 이론이나 실기 부분이 아닌, 너무나도 현실적이지만, 너무나도 옳은 교수님의 한마디 였습니다: "If it's not documented, it's not done."

 

 

     번역을 해보면 "기록을 안하면, 그건 그 일을 아예 안한거나 마찬가지." 라는 뜻입니다. 아니 내가 일을 다 했는데 그게 안한 거나 마찬가지라니 뭔 소린가 처음에는 이해가 안 갔습니다. 소송의 나라인 미국답게 교수님은 "너희가 어떤 이유로든 법정에 불려갔을 때 너를 보호해 줄 수 있는 것은 너의 기억력이 아닌 너의 기록지다." 라고 부연설명을 하셨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환자 A에게 알약 B를 주었는데, 그거에 대한 기록이 없다면? 제가 아무리 몇날 몇일 몇시 몇분 몇초에 약을 드렸다고 주장한들 환자가 소송을 걸어서 저 간호사가 나에게 알약 B를 주지 않았다 했을 때 그 상황에 대한 근거인 간호기록이 없으니, 저는 그 일을 하지 않은 것이 되는 것이죠. 

 

     지금은 컴퓨터로 모든 기록을 하지만, 약 10년전 제가 간호학교에서 실습을 하거나 간호사로써 처음 일했던 직장에서도 전 많은 서류들을 직접 손으로 적곤 했습니다. 가뜩이나 영어가 모국어도 아닌데다가 필기체도 제대로 배우질 못해서 초 긴장상태였는데, 제가 손글씨로 기록하는 것도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그 중에서 특히나 힘들었던 것은 의사가 직접 쓴 오더를 읽고 해석하는 것이었습니다.

 

 

    위의 오더를 제대로 이해하셨나요? 아마 약사들이나 미국 약을 잘 아시는 분들은 더 잘 이해가 되실 것 같습니다. 저는 그나마 중간 부분에 Glucophage XR 250mg 약 이름 하나와 맨 밑의 그 의사의 서명만 보이네요...😅😅 저 사진은 구글에서 가져온 이미지이지만 정말 실제로는 저 사진보다 더 심하게 오더를 써내려가는 의사들이 너무 많았답니다. 어쩔때는 간호사나 약사가 전혀 못 읽겠으니 다시 쓰거나 뭔지 알려달라고 그 의사에게 다시 물어봐도 오히려 그 의사도 자기가 뭘 쓴지 제대로 못 읽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워낙 많은 환자들을 봐야하고 시간은 없으니 어느 정도 흘려쓰는 건 이해를 하겠는데 도저히 상대방이 읽지도 못할 정도로 날려쓰니 매번 다시 의사에게 물어보거나 그 의사와 오래 일해서 그 의사의 손글씨를 잘 읽을 수 있는 동료 간호사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얼마나 심하면 미국 사람들은 진지하게 "왜 이렇게 의사들은 손글씨가 엉망인가" 라는 주제로 인터넷에서 토론을 벌이기도 하고 그에 대한 수많은 블로그들도 있답니다ㅎㅎ

 

     다행히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효율적이고 저장이 쉬운 컴퓨터 시스템으로 기록법이 바뀌었고, 현재 일하는 직장으로 옮겼을 때도 모든 기록시스템은 컴퓨터화 되어있었습니다. (가끔 널싱홈에서 오는 환자들을 관리하면 그 쪽 차트도 함께 받게 되는데 직접 수기로 서류를 작성하며 작업하는 곳들도 아직도 많이 있더라구요.) 각 병원마다 시스템들이 다르지만, 저희 병원은 꽤나 오래되고 비효율적이는 소문이 자자한... Meditech 이라는 시스템을 쓰고 있습니다. 전 기록 프로그램을 두개밖에 안 써봤고 이 프로그램으로 6년동안 일을 하면서 익숙해졌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모르겠는데 Epic 이나 다른 전산화 시스템을 쓰던 곳에서 온 간호사들에 의하면 이 Meditech 은 정말 구시대적인 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가끔 이 컴퓨터 시스템이 먹통이 될 때가 있습니다 ^_ㅠ. 그럼 병원 전체 알람으로 "Code Meditech" 이 울려퍼지고 모든 기록은 종이 서류들에 작성해야합니다... 정말... 카오스도 그런 카오스가 없을 정도로 마치 다들 종이와 펜을 난생 처음 본 사람들처럼 얼어붙고, 특히 우리 의사님들... 할많하않....

 

     어쨌든 이미 현 시스템에 익숙해진 저는 문제 없이 간호 기록을 잘 쓰고 있습니다. 환자가 새로 들어올 때마다 환자에 알맞는 케어 플랜을 골라서 실행시키고 최소 쉬프트 당 한번, 따로 자주 기록을 해야하는 내용은 그 부분만 필요할 때 다시 작성해서 저장합니다. 투약시에도 컴퓨터에 연결된 스캐너로 환자와 약을 스캔해서 잘못된 환자나 잘못된 약을 주는 등 에러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을 없애고, 의사의 오더들을 확인할 때도 더 이상 위의 사진처럼 열심히 머리굴려가며 해독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어떤 식으로 오더가 온건지 컴퓨터로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효율적인 컴퓨터 시스템이라도 100% 간호 기록을 보호해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예시를 하나 들자면, 환자에게 약을 투약할 때, 저희 병원은 먼저 환자의 손목에 있는 개인 확인 팔찌 (ID band) 의 바코드를 컴퓨터에 달려있는 스캐너로 스캔을 하고, 그와 동시에 환자가 본인이 맞는지 성함과 생년월일을 확인하고, 드릴 약의 뒷편에 있는 각 약들의 바코드를 스캔하고, 다시 한번 그 약이 오더된 약이 맞는지 이름과 복용량을 확인합니다. 가끔 같은 약이라도 새로운 패키지로 와서 바코드가 인식이 안되거나 스캐너에 문제가 생기면 병원 내 약국에 문의를 해서 시스템을 업데이트 시켜야 하는데, 전화 한 통 시간이 없다고 스캔 없이 엔터키를 눌러서 그냥 저장해버리는 동료 간호사들이 있습니다. 물론 특히 오전 투약 시간에는 정신없이 바쁘지만, 만약 그런식으로 투약을 한 기록이 남았고, 나중에 혹시 환자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그 차트를 리뷰를 하게 되면, 제대로 스캔을 안하고 엔터키로 그냥 저장해버렸다는 이유로 그 간호사는 환자 본인 확인도 안하고, 제대로 된 약인지 검증 하지 않은 채로 투약을 한 것으로 기록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평상시에 얼마나 평판이 좋고, 열심히 일하는지는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 만약 내가 99번 환자와 복용약을 확인하면서 제대로 스캔을 했다고 하더라도, 단 1번 엔터키를 쳐서 그냥 저장해버린 기록이 있다면, 그리고 그 환자에 어떠한 문제가 생긴다면 그 책임은 100% 나의 잘못입니다. 아무리 시간이 오래걸리고 불편하다고 하더라도, 환자에게 정확하게 알맞는 방식으로 투약을 하는 것도 간호사의 기본소양이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간호대학에서도, 그리고 병원에서도 일을 하면서 배운건 필요한 기록은 하되, 최대한 간결하게 필요한 정보만 기록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술 후 환자의 드레싱에 피가 고였을 때 "피가 조금 고임" 이라는 주관적인 기록 대신에 "빨간색 피가 드레싱 중간에 십원 동전 크기 사이즈로 고임." 이라고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비교대상을 이용해서 기록해야합니다. 그래야 다음에 드레싱을 확인할 때 십원 동전 크기에서 더 이상 커지진 않았는지, 커졌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사이즈인지 직접적인 비교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환자나 의사가 특별하게 어떤 요청을 했을시에는, 그것이 환자의 직접적인 케어와 관련된 것이라면 직접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그대로 기록합니다. 예를 들어 맹장염 환자가 진통제 복용 후 자기는 이제 더 이상 배가 안 아프니까 항생제는 복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항생제 거부를 한 상황일 경우, 간호사로써 환자에게 지금 왜 더 이상 배가 안 아픈지 (진통제를 복용했으니까), 항생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항생제를 끝까지 복용하는 것이 얼마나 더 중요한지에 대해 다시 한번 설명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욕을 하고 화내며 항생제 복용을 거부한다면, 담당 의사에게 그 상황을 알리고 그 의사가 어떤식으로 상황을 처리하라고 했는지까지 객관적으로 감정없이 기록을 해야합니다. 

 

     "Patient refused to take scheduled antibiotics while stating "my stomach doesn't hurt anymore" after taking pain medication 30 minutes ago. Reinforced the therapeutic effect of pain medication and the importance of taking and finishing full course of antibiotics. Patient continued to refuse taking antibiotics while stating "it's none of your fu**ing business". MD made aware. MD to come to the bedside to speak with the patient."

 

     ("환자가 진통제를 복용한지 30분 뒤에 "나 이제 배 안 아파" 라고 말하며 오후 항생제를 거부. 환자에게 진통제의 효과, 항생제를 복용해야 하고 끝까지 복용해야하는 이유를 다시 알려드림. 환자는 "니가 ㅆㅂ알바 아니잖아" 라고 말하며 계속해서 거부. 담당 의사에게 알림. 의사는 환자와 직접 이야기하기 위해 올라올 예정.")

 

     같은 상황을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정확히 환자가 어떤 식으로 무엇을 말했는지 " " 를 써가며 기록하는 것이 제일 정확합니다. 만약 환자가 말한 것을 쓰지 않고 "환자가 짜증을 내며 항생제를 거부함" 이라고 작성을 했다면 간호사 입장에서 느낀 것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관적인 감정이 들어가서 옳지 않은 기록이 됩니다. 

 

     응급실에서 일할 당시에 너무나 폭력적인 정신병이나 마약 환자들은 근육주사 진정제를 써야할 경우가 있는데, 병원뿐만이 아니라 주정부에서 워낙 예민하게 관찰하는 부분 중의 하나가 진정제 투약이기 때문에 환자에 대한 기록이 매우 중요합니다. 단순하게 "환자가 너무 폭력적이어서 근육주사 진정제 투약." 라고 기록하면 너무 정보가 없습니다. 

 

1)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환자를 진정시키려고 했으나 환자가 "이러이러한" 욕을 하며 직원들을 발로 차고, 간이침대에서 뛰어내리려고 함. 

2) 손목 보호대를 환자에게 착용했으나 계속해서 간이침대에서 날뛰면서 왼쪽 팔뚝을 계속 간이 침대 손잡이에 부딪히며 환자 자신에게 해를 끼치고 있음.

3) 근육 주사 대신에 알약을 시도했으나 바로 직원 얼굴에 뱉어버림.  

4) 위의 이유들로 환자와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근육 주사 신경안정제를 투약. 

 

     이 정도의 기록은 기본으로 해야 나중에 같은 환자가 병원이 과잉 진료를 했다거나 병원 직원이 폭행을 휘둘러서 자신의 팔뚝에 멍이 들었다고 고소를 해도, 그 상황에 있었던 사람들 없이 저 기록을 읽은 것만으로도 정확히 어떠한 상황이었고, 왜 환자 왼쪽 팔뚝에 멍이 들었는지, 왜 근육주사 진정제가 필요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록 중 하나는 의사에게 무언가를 알렸을 때 입니다. 저희 병원에서는 응급상황이 아닌 이상 (이전 포스팅: Rapid Response & Code) 환자의 상태에 조그만 변화가 생기거나, 중요한 피 검사 결과를 리포트 해야 하는 경우들은 환자 담당 의사에게 페이지를 쳐서 30분 내에 의사가 전화가 다시 와야하는데, 워낙 바쁘다보니 30분 내에 연락이 오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응급 상황이 아닌 이상 다시 페이지를 치고 기다리면 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건 제가 의사에게 몇시에 무슨 이유로 페이지를 쳤는지를 기록하는 것입니다. 제가 현재 쓰고 있는 Meditech 시스템에는 MD called/paged 라는 기록부분이 있어서 그 곳에 "무슨 이유로 의사에게 연락을 취했는지, 의사 이름, 현재 상황 (연락 기다리고 있는 중, 의사와 통화함, 혹은 메세지 남김), 그리고 결과" 를 기록합니다. 기록을 함으로써 내가 몇시에 연락을 했는지, 몇번째 연락을 하고 있는지 다 컴퓨터 시스템에 저장이 되어있기 때문에 혹시 나중에 환자의 상황이 안 좋아졌다거나 의사가 왜 피 검사 결과를 리포트 하지 않았냐고 물으면 '나는 정확히 몇시 몇분에 몇번이나 페이지를 쳤다' 라고 저를 백업해 줄 수 있는 기록이 있는 것이죠. 

 

 

     간호 기록에 대한 에피소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예전 병동에서 일할 때 법정소송까지 갈 뻔 했던 상황입니다. 제가 맡았던 80대의 환자분은 치매를 앓고 계셨는데, 고령의 나이 뿐만이 아니라 복용하고 계시는 약의 부작용으로 전체적으로 피부에 멍이 많이 들었고, 피부가 정말 기름종이보다 얇았습니다. 특히 입원 상태와 관련된 중요한 피 검사가 있어서 하루에 최소 네 번은 채혈을 하셨어야 했는데, 그 때마다 채혈사들이 채혈 후 제일 피부에 부담이 덜 가는 종이 테이프를 최소한으로 사용해도 피부에 착 달라붙어서, 후에 종이 테이프나 반창고를 뗄 때 아무리 조심한다 해도 약한 피부가 함께 떨어져 가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환자의 피부 상태를 이미 가족들은 알고 있었고, 의료진이 얼마나 조심스럽게 환자를 케어하는지 다 이해하고 알고 계셨지만, 새로 상처가 생길 때마다 당연히 마음 아파하셨습니다. 그래도 새로운 상처가 생길 때마다 담당 간호사들이 제일 먼저 가족에게 어떤 상황이었는지 알려드리고, 사과하고, 피부 치료에 필요한 보호제를 바르고, 관리를 해서 새 살이 잘 나도록 특별히 신경을 쓰는 것도 다 이해하고 고마워 하셨습니다. 특히 매일매일 병문안 시간이 시작될되자마자 오시고 병문안 시간이 끝날 때까지 계시는 가족들이었기에 누구보다 환자를 위하고 있다는 것을 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날 저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그 환자를 담당하고, 밤 근무 간호사에게 특히 그 환자의 피부 상태에 대해서 강조하면서 인수인계를 하고, 그 다음날 다시 오전 7시에 그 환자를 다시 인수인계 받았습니다. 인수인계를 받는 상황에서 환자를 확인하러 방에 들어갔는데, 환자의 왼쪽 팔꿈치에서 살점이 평소보다 크게 떨어져나가 피가 나고 있는것을 발견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이냐 물으니 밤 근무 간호사는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게다가 그 환자는 밤에는 치매 상태가 심해져서 간병인이 밤시간에만 침대 옆에 상주하고 있는데, 그 간병인에게 물어도 밤 사이에 이 방에 들어온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럼 간병인이 마구 움직이는 환자를 보호하려고 잡다가 발생한건가 물어보니 그건 또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럼 환자가 침대 손잡이에 세게 부딪혀서 생긴 건가 물어봤더니 그런 상황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분명히 어제 오후 7시에는 멀쩡했던 왼쪽 팔꿈치가 엉망이 되었는데 그 상황을 아무도 모른다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습니다. 우선 필요한 약을 도포하고 드레싱을 하고 난 후에 상황파악을 하는 사이에 환자의 가족들이 병문안을 왔습니다. 분명히 어제까지만 해도 없었던 왼쪽 팔꿈치에 있는 커다란 드레싱은 뭐냐며 물어보셨고, 우선 저도 오늘 아침에 와서 발견을 했다, 현재 상황 파악 중이니 바로 알려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후가 되서도 어떻게 상처가 난건지 상황의 진전이 없자 환자 가족 중 한 분이 당장 이 병원을 환자 폭행으로 소송하겠다며 담당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저희 병동 수간호사는 밤근무를 했던 간호사와 간병인을 다시 불러서 정확한 상황을 다시 물어봤고, 자신이 확인했을 땐 왼쪽 팔꿈치가 멀쩡했다는 간호사와 간호사 외에는 아무도 병실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간병인의 이야기에 상황은 더 미궁에 빠졌습니다. 그러다가 환자가 자주 채혈을 받는다는 것을 기억하고, 누가 새벽 채혈을 했는지 채혈실에 연락을 해서 담당 채혈자와 연결을 부탁했습니다. 담당 채혈사와 통화 연결이 되고 상황 설명을 하자 그 채혈사는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아 그 환자가 피부가 좀 약하던데요" 라는 말 한마디 뿐이었습니다. 

 

     그 날 밤, 

1) 밤 근무 간호사는 새벽 채혈사에게 환자의 피부상태가 특히 약하니 조심해야 한다고 알려주는걸 잊었고, 

2) 새로 와서 환자의 상태를 전혀 몰랐던 이 채혈사는 그 환자의 채혈을 하다가 환자의 살점이 뜯겨져나갔는데도 담당 간호사에게 알려주지도 않은채로 그냥 병동을 떠났고, 

3) 환자 담당 간병인은 그 당시에 졸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병실에 들어온지 몰랐던 것이었습니다. 

 

제가 그 전날 퇴근 직전에 환자의 피부 상태와, 정확히 몸 어느 부분들에 어떤 약을 도포하고 어떤 식으로 드레싱을 했는지 정확히 기록을 해 둔 것을 밤 근무 간호사는 환자를 직접 보지도 않고 그대로 복사를 해서 붙여넣었던 것이었고, 결국 그 채혈사와 밤 근무 간호사, 간병인까지 모두 징계를 받게 되었습니다. 수간호사를 통해 전체적인 상황 설명을 들은 가족들은 상황에 만족하진 않았지만 소송은 취하하였고, 수간호사는 저에게 저의 사건 전 날 기록 덕분에 환자의 기본 상태를 잘 알 수 있었다며, 만약 제가 그 전 날 간호기록을 제대로 안 했다면 상황상 저도 징계를 받았을 수도 있었다며 제대로 된 간호 기록에 고마워했습니다. 

 

     한번 작성한 기록은 수정을 해도 수정한 기록까지 남기 때문에 처음부터 정확한 기록이 중요하고, 혹시 문법이나 단어에 자신이 없다면 동료 간호사들에게 교정 (proof reading) 을 부탁하세요. 간호사로써 간호 기록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서로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 것이 빈번하답니다. 다시 한번 제일 중요한 것을 기억하세요: If it's not documented, it's not done.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케어를 제공하는 만큼 간호기록을 하는 행위는 매우 중요하지만, 그 기록을 무조건 내가 한 모든 것을 증명하기 위한 단순 증거들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한 일들에 대한 당연한 크레딧을 받는 것으로 생각하시는게 옳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간호기록의중요성    

인스타그램 @NursingMentor_Sophia

협업문의 RNMentorSophia@gmail.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