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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간호사 멘토 소피아입니다. 오늘은 제가 회복실에서 일하면서 제일 자주 쓰는 표현들을 몇 개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회복실에서 일하면 환자들이 마취에서 깨어날 때 침착하게 눈을 뜨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여기가 어디인지, 나는 누군지,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수술을 했다는 것 조차 전혀 기억이 나지 않으셔서 화들짝 놀라면서 일어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또는 아직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데도 수술 부위의 통증이 너무 아파서 얼굴을 찡그리시거나 몸을 비트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럴때마다 저는,
"Hello, Mr/Ms. xxx,
You are in a recovery room now. Your surgery went well and you are safe here. How are you feeling?
(만약 통증이 심한 환자라면) I will get you something to control your pain better."
" xxx씨 안녕하세요, 환자분은 지금 회복실에 있어요. 수술은 아주 잘 됐고, 환자분은 지금 안전하세요. 좀 어떠세요?
(만약 통증이 심한 환자라면) 통증 조절하게 약 좀 갖다 드릴게요."
라고 간단한 문장들로 현재의 상황을 이야기해줍니다. 처음에 Mr/Ms 로 환자를 칭한 이유는 처음 보는 사람을 존경하는 의미로, 특히 간호학교에서도 환자를 last name 을 부르라고 배웠는데요. 막상 간호사로 일을 하다보니 Mr 나 Ms 로 last name 을 부르다보면 환자분들이 자신들이 나이가 엄청 있어보이는 것 같다며 (50-60대분들까지 그런 말씀 하심) first name 으로 불러달라는 환자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마취에서 일어나실 때에는 자신에게 익숙한 first name 을 불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더라구요.
나중에 마취에서 완전히 깨어나면 제가 이 때 이 말을 한 것을 100% 기억하는 환자들은 없겠지만, 그 순간에는 환자의 얼굴에 긴장감이 풀어지는 것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저는 회복실로 와서 많은 동료 간호사들이 자신의 환자들에게 안전하다고 말을 해주는 것에 제가 차마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배운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마치 엄청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너무나 익숙한 나의 집, 나의 방, 나의 침대에서 자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순간 여기가 어디인지 정신이 없는 것처럼, 환자들도 마취약의 강도에 따라서, 수술 시간에 따라서, 혹은 개인별로 마취약을 받아들이고 소화해내는 정도에 따라서 전혀 현재 상황에 이해가 없이 몸은 힘이 풀린 불안한 상태일 수 있기 때문에 '당신은 안전하다' 라는 말을 해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환자가 어느정도 정신이 든 상태에서는, 정확히 어느 정도의 통증을 가지고 있는 지 확인해보고, 그에 따른 진통제를 투약합니다. 저희 병원은 어린 아이나 뇌 질환이 있지 않는 환자들 외에는 대개 0부터 10까지의 기준으로 두고, 그 사이에서 숫자를 말해달라고 합니다.
"From zero to ten, ten being the worst pain of your life EVER,
which number would you give me for your pain right now?"
"0부터 10까지, 10이 환자분의 인생중에 최고로 아픈 통증이라고 볼 때, 지금 통증은 숫자 몇 정도 되시나요?"
문제는 통증 지수는 굉장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만성 통증이 있어서 마약류 통증약을 계속 복용하고 있었거나 난생 처음 수술을 하고 진통제를 먹게 되는 사람과의 기준이 어마어마하게 다르다는 겁니다. 그럴 때는 간호사의 역량으로 각 환자가 말로 표현하는 숫자 뿐만이 아니라, 현재 바이탈이 어떤지, 표정은 어떠한지, 지금까지 어떤 진통제를 복용하고 있었는지 등등을 감안하여 알맞는 진통제를 투약을 합니다.
진통제를 투약할 때 마다 하는 말은,
"We won't be able to get rid of your pain completely, but this will make you feel better than now."
"우리는 환자분의 통증을 아예 다 없애버리지는 못하지만, 이 약이 지금보다는 더 편하게 만들어줄거예요."
"Let me know if your pain doesn't get better at all in 15minutes or so."
"15분 정도후에도 통증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면 말씀해주세요."
입니다. 간호사로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은 놀랍게도 환자들이 '병원에서 주는 진통제' 는 통증을 완전히 없앨 수 있는 무슨 마법같이 여기시더라구요. 응급실에서도 아직도 통증이 있는데 왜 퇴원을 시키냐는 환자들도 많이 보았고, 회복실에서도 당일 수술 환자분들의 경우 이렇게 통증이 계속 있는데 어떻게 집에 가냐고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럴때마다 저는 지금 몸의 한 장기나 커다란 부분이 빠져나갔는데 아프신 것은 당연한거다. 내일 아침엔 특히 더 아프실 수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진통제 처방 받아 퇴원하시는 거고,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더 나아지실거라 이야기를 합니다.
회복실에서 일을 하다보니 저희는 진통제를 다 IV 로 투여를 하고, Fentanyl 혹은 Dilaudid 로 통증을 조절하기 때문에 빠르면 2분, 늦어도 15분 내에는 어느 정도의 통증 컨트롤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척추 수술 등 큰 수술을 했거나, 수술실에서 수술을 받으면서 마취과의사가 진통제를 충분히 투여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그야말로 catch up, 따라잡기를 해야하기 때문에 초반에는 많은 진통제가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기때문에 회복실에서 환자들을 침대 바로 옆에 cardiac monitor 에 연결하고 간호사가 1:1로 간호, 많아도 최대 2명까지의 환자만 간호하게 되는 것이죠.
진통제를 포함, 어떤 약이든 그 부작용을 환자들에게 공유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무죠. 물론 아직도 마취약에서 덜 깨신 상태들이지만, 전 그래도 제일 자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두 세개라도 꼭 말씀해드립니다.
"Side effects of this medication can make you feel nauseous, dizzy, or lightheaded.
Let me know if you feel any of those or just not feeling well."
"이 약의 부작용은 메스꺼움, 현기증, 머리가 어지러운 듯한 느낌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런 느낌이 드시거나 불편하시면 말씀해주세요."
(사실 마약성 진통제의 제일 큰 부작용 중의 하나는 'Constipation (변비)'인데 회복실에서 당장 변비가 문제가 되지는 않으니 따로 언급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퇴원실에서 새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은 환자들에게는 반드시 변비의 무서움에 대해서 몇번이고 강조를 했습니다.)
회복실에서 또 컨트롤 중요한 것이 메스꺼움인데요, 마취약이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도 있고, 다양한 마약성 진통제들은 너무 세기 때문에 환자에게 더 메스꺼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술을 하기 전에는 최소 8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빈 속에 더 메스꺼워하는 환자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개 수술실에서 예방 차원으로 약을 미리 투여하긴 하지만, 그러지 못한 상황이 많기 때문에 회복실에서 조절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You don't look comfortable. Are you in pain? Are you nauseous?"
"좀 불편해보이시네요. 통증이 있으세요? 메스꺼우세요?"
저희 회복실은 현재 아직까지도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방문객을 전혀 받고 있지 않는 상태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자주 환자가 지명한 가족이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환자의 승인 아래 현재 환자의 상태를 간단하게 업데이트 해주는 통화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일을 시작할 때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 전화 통화 였습니다. 왜 그랬던건진 모르겠는데 같은 말을 해도 전화로 하면 잘 안 들리고, 또 의사들은 어찌나 말을 빨리하는지 몇번이고 excuse me? what did you say? 를 남발했던 기억이 있었어요. 하지만 전화통화도 하면 할수록 더 늘게 되더라구요. 두려워하지 마세요. 저는 보통 한시간 후에, 혹시 환자가 한시간 내에 빨리 깨어나서 입원을 하거나 퇴원실로 옮기게 될 때 전화를 합니다.
"Hello, this is nurse 000 calling from a recovery room. Is this xxx?"
안녕하세요, 저는 회복실 간호사 000라고 합니다. xxx님 되시나요?
(제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전화통화상 자신을 소개할때는 "I am..." 이 아니라 "This is..." 인걸 한국에서 영어 공부한 이론적으로는 아는데 말로는 안 나와서 한참이나 버벅댔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에는 현재 환자가 어느정도 깨어나있는지, 마취에서 충분히 깨려면 한시간정도 걸리고 더 오래 걸리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제가 바로 옆에서 케어하고 있고, 통증과 수술 부위를 확인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안심을 시켜드립니다.
우선 이 정도까지가 기억이 나고, 제가 평소에 일할 때 제일 많이 쓰는 문장들입니다. 일하다가 또 아 '내가 이런 표현을 많이 쓰는구나' 라고 자각하게 되면 바로 메모해서 공유해드리도록 할게요. 자주 쓰는 표현은 같은 미국에서 일하는 간호사라도 어디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 댓글로 공유도 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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