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호사

마취 후 울렁거림 / 메스꺼움 간호 - 수술 전에 미리 예방할 수 있어요

간호사 멘토 소피아 2021. 1. 6.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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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간호사 멘토 소피아입니다. 오늘은 수술 후 오심 (Postop Nausea) 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어제 근무를 했는데 비교적 간단한 수술인 갑상선 반절제술 (Hemithyroidectomy) 을 받은 환자분이 수술 후 울렁거림이 너무 심해서 세시간이나 회복실에서 대기하셨어요. 

 

     회복실 (PACU) 에서 일하게 되면서 수술 후 수술 부위 통증 외에 제일 환자들이 많이 겪는 것이 울렁거림/메슥꺼림/역겨움/구토 증세 입니다. 보통 수술 전에 공복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계실거예요. 저희 병원도 전신 마취가 들어가는 수술은 무조건 8시간 이상 공복 유지를 필수로 합니다. 위에 음식물이 들어가 있는 경우에는 흡인 위험 (Risk for aspiration) 이 있기 때문에 (복부나 자궁쪽 수술이 아닌 이상) 외과의 (Surgeon) 보다는 마취과 의사들이 더 중요시 여기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저희 정형외과 선생님이 당신 친구의 무릎 수술을 해주기로 한 날에 수술 네시간 전까지는 편하게 간단한 식사는 해도 된다고 잘못된 정보를 알려줘서 그 친구분 수술 시간이 딜레이 된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냥 공복일시에도 우리가 위산으로 인해 메스꺼움을 느낄 때가 있는데, 마취약이 들어가게 되면 공복+마취약 때문에 울렁거림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 증상을 저희는 '수술 후 오심/구토' (Postoperative Nausea and Vomiting: PONV) 라고 부릅니다. 수술 후 모두 다 PONV 를 겪는 것은 아니고, 대개 남성보다는 여성 환자분들에게서, 멀미나 이전 마취 경험에서 PONV가 있었던 경우, 긴 수술시간과 수술 후 진통제에 민감한 경우 PONV 가 나타납니다. 우선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미 수술실에서 마취의로부터 어느 정도의 항구토제 약을 예방차 투약받습니다. 환자의 병력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지만 대개 Zofran (Ondansetron), Decadron (Dexamethasone), Pepcid (Famotidine) 을 투약받습니다. 수술 후에는 마취의들이 기본적으로 회복실 간호사를 위해 오더하는 order set 이 있는데, 그 안에 진통제 외에 저희 병원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항구토제들과 투약 순서, 그리고 수술 전에 미리 PONV 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1. Zofran (Ondansetron) 

     이 약은 수술 마취 후 오는 오심뿐만이 아니라 마약성 진통제나 항암 치료에서 오는 메스꺼움이나 울렁거림을 컨트롤 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약이라 회복실에 오기 전에도 응급실이나 병동에서도 자주 쓰는 약이었습니다. IV push 로 투약되며, 1회 최대 용량은 8mg 으로 수술실에서 마취의가 4mg 만 투약했다면 회복실에서 first medication of choice 는 이 조프란이 되겠고, 만약 마취의가 8mg 을 다 수술실에서 투약했으면 바로 2번 약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Zofran 은 부작용이 마일드한 편인데 약에 민감하게 반응하시는 환자분들은 약간의 나른함을 느끼시기도 합니다. 

 

2. Compazine (Prochlorperazine)

     이 약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데 회복실에서 쓰이는 주 용도는 마취 후 오심입니다. Zofran 과 마찬가지로 IV push 이며 5mg 을 1분동안 천천히 투약합니다. 회복실에서는 대개 Lactated Ringer's 가 쓰이는데 그 용액라인에 함께 희석할 수도 있고, 바로 IV line 에 직접 투약할 수도 있습니다. 이 약은 Zofran 보다는 훨씬 강한 졸림과 나른함이 부작용이라서 제가 지금까지 케어해왔던 환자분들 중에 90% 정도는 Compazine 투약 후 대개 한 두시간 푹 주무시고 나시면 증상이 나아지곤 합니다. 안타깝게도 어제 저의 환자분은 이 약 투약 후에도 오심이 심해서 주무시지도 못하고 곧 다음 약을 투약해야 했습니다. 보통 이 두가지 항구토제가 기본으로 주문이 되어서, 이 약들로도 컨트롤이 안되자 저는 담당 마취의를 콜해서 다음 항구토제 오더 요청을 했습니다. 

 

3. Haldol (Haloperidol)

     응급실에서 일했을 때 이 약은 정신과 환자분들에게 Benadry 과 Ativan 과 함께 칵테일 ("B52") IM 으로 폭력적인 환자 진정에 주로 사용했던 약이었는데, 회복실에서 이 약의 또 다른 용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응급실에서보다는 현저히 낮은 도수인 1mg 으로 마찬가지로 IV push 로 투약 할 수 있는데 저희 병원은 max 2mg 으로 첫 1mg 10분 후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두번째 1mg 을 투약할 수 있습니다. 아주 적은 확률로 오히려 Haldol 이 불안감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Haldol 도 Compazine 과 마찬가지로 Zofran 보다는 강한 강도의 어지러움과 졸음을 동반합니다. 보통 Haldol 까지 받으시면 나머지 10% 환자분들 중에 반 이상은 수술 후 오심이 컨트롤 되었는데, 안타깝게도 어제 저의 환자 분은 최대 용량인 2mg 이후에도 계속해서 메스꺼움을 호소하셨습니다. 담당 마취의가 다른 수술 중이라서 헤드 마취의가 환자상태를 평가하러 오셨고, 저는 밑에 나오는 두가지 약 오더를 요청했습니다. 

 

4. Ephedrine (Ephedrine)

     위의 약들과는 달리 Ephedrine은 IM 으로 투약됩니다. Ephedrine 은 CNS 자극제로 사실 마취 중 발생하는 저혈압을 치료하는 용도인데, IM 으로 투약될시에 수술 후 오심에도 효과가 있는 약입니다. 투약량은 위의 약들과는 달리 환자의 몸무게에 비례하기 때문에 환자의 실제 몸무게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희 병원은 소아환자는 물론 모든 환자들의 몸무게는 수술 당일 직접 체중계에서 재기 때문에 환자 차트에 있는 몸무게를 베이스로 0.5mg/kg 로 투약량을 계산합니다. 부작용은 불안감이나 두통, 어지러움증이 동반 될 수 있습니다. 

 

5. Transderm Patch (Scopolamine Patch)

     이 약은 한국의 멀미패치제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크기는 미국 동전 penny 보다 약간 작은 원형이며, 귀 밑 뒷쪽에 붙일 수 있습니다. 사실 이건 부착 후 4시간 후에야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수술 전에 부착이 되어야 가장 효과가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예전 수술 마취 후 심각한 오심이 있었던 분들은, 수술 전 마취의와 인터뷰시에 반드시 이 패치를 수술 전에 부착 받을 수 있도록 요청해주시고, PONV 가 있는 환자를 간호하는 간호사들은 이 정보를 잘 모를 수 있는 환자들을 위해 advocate 해주세요. 효과가 있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한번 부착하면 72시간 동안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워낙 오심이 심했던 제 환자가 퇴원 후에도 편안할 수 있도록 마취의에게 오더를 요청했습니다. 처음에는 헤드 마취의도 지금 붙여봐야 언제 효과가 나겠냐고 했지만, 지금까지 모니터 해 온 환자의 상태를 봐서는 몸 안에 마취약이 완전히 사라지는 24시간 후까지도 심각하게 메스꺼움과 오심 증상이 있을 것 같다는 저의 변호에 동의하여 패치를 오더하였습니다. 이 패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패치를 부착할 때와 제거할 때 입니다. 패치 안쪽에 묻어있는 약이 눈에 들어가게 되면 순간적으로 동공 확장을 일으켜서 시야가 흐려집니다. 패치를 패키지에서 빼낸 후, 패치의 안쪽에 있는 필름 스티커를 떼어낸 뒤에 귀 밑에 패치 부착 할 때, 그리고 패치를 귀 밑에서 떼어낼 때 약이 손에 묻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셔야 합니다. 일회용 장갑이 없는 경우에는 패치 제거시 약이 묻어있는 끈적한 안 부분이 노출 되지 않도록 반으로 접은 후 휴지에 감싸서 버리고, 패치가 있었던 귀 밑 부분과 손을 바로 비누와 물로 씻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행히 제 환자분은 Ephedrine 투여 후 증상이 조금 나아지셔서 discharge area 로 옮겨서 얼음칩과 크래커를 간단히 드실 수 있었습니다. 위에 알려드린 약들 말고도, IV fluid administration, supplemental oxygen therapy, 혹은 aromatherapy 등 비의료적 방법들도 적극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저희 병동의 몇몇 간호사들이 합동 리서치를 해서 효과를 증명한 페퍼민트, 라벤더, 생강 등을 합친 아로마테라피 패치가 있는데, 아무런 약이 없이 저 패치 하나로도 오심이 눈에 띄게 좋아진 환자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다만 뇌전증 환자에게는 특정 향이 발작 한계점을 낮출 수 있고, 특정 향에 알러지가 있는 환자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기존 병력 확인이 필수이고, 아로마테라피를 원치 않은 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 수술 전에 아로마테라피 가능성에 대해 미리 설명 후 동의를 받은 후에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자가 마취에서 완전히 깨어난 후 오심이 많이 심하지 않으나, 약간 메스꺼운 정도의 상태는 빈 속의 위산분비로 인해 더 심해질 수도 있으니 환자의 컨디션을 보면서 Ginger ale 이나 약간의 salted cracker 를 제공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 Ginger ale 은 실제 생강이 많이 들어간 음료가 아니기 때문에 플라시보 효과가 더 크지만, 어찌 되었든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답니다 ;)  

     이 외에 수술 후 오심 관련해서 도움이 되는 약이나 방법들을 알고 계시다면 로그인 없이도 남기실 수 있는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오늘 하루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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