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호사

간호사가 왜 MBA 공부를 해? (ft. 넌 꿈이 뭐니? / 간호사 번아웃)

간호사 멘토 소피아 2021. 9. 1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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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간호사 멘토 소피아입니다. 너무 오랫만이죠. 여름학기가 8월중순에 끝나고 저번주에 다시 가을학기가 시작하기까지 한 달의 방학이 있었는데 그 동안 남편과 친구들과 열심히 놀러다니며 여름을 즐기느라 정신이 없었답니다. 이제는 다시 마음을 잡고! 블로그에 매주 돌아올게요 :)

     오늘은 포스팅 제목이자 제가 MBA 프로그램을 시작한 후로 주변에서 많이 듣는 질문을 먼저 공유하려고 합니다.

"간호사인데 MBA 공부를 한다고? 그거 따서 뭐하게?"

     처음에 저는 저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없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는 단순히 저 공부를 하고 싶어서 프로그램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런 질문을 몇 번 받은 후 생각해보니, 대학 입학 시 '난 졸업 후에 정확히 이러이러한 일을 하기 위해 이 전공을 공부하는거야.' 라고 꿈을 정해놓은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처럼 저도 정해진 목표 없이 이 공부를 시작한 것이 창피해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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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MBA 공부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선 지금까지 배웠던 것과는 다른 분야를 공부하고 싶었고 (이과 → 문과), "병원 경영 중심" MBA 프로그램의 특성상 병원의 구조를 더 잘 파악함과 동시에 '간호사'인 제가 보는 병원과 달리 '경영자' 입장에서 병원을 볼 수 있는 눈을 기르고 싶었습니다. 또한 10년동안 간호사 일을 하면서 병원 시스템을 잘 이해하게 된 것을 바탕으로, 더 넓은 메디컬케어 필드의 여러 분야들에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아는만큼 보인다." 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실제로 많은 것을 아는 만큼 세상을 더 다채롭고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저는 현재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어떤 형태가 됐든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미래의 저에게 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예전 포스팅들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현재 10년차 간호사로 뉴욕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간호학생일 때부터 무조건 응급실 간호사가 되고 싶었고, 신규 간호사를 반기지 않는 응급실의 특성상 응급실로의 이직을 위해 최대한 다양한 곳에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덕분에 응급실 근무 전 저의 백그라운드는 외래소아과 (Pediatric office), 소아정신과 (Pediatric Psych), 홈케어 (Homecare nursing), 일반병동이자 소아병동이자 뇌전증 모니터 Video-EEG 병동 (Med-surg+Peds+Video-EEG Monitoring unit) 이었고, 응급실 (Emergency Department) 근무 후에는 수술 입/퇴원 병동 (Ambulatory Surgery Department)을 거쳐 현재 회복실 (PACU) 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전 지금까지도 제 얼굴만 보면 응급실로 돌아오라는 예전 응급실 동료들에게 이렇게 얘기합니다. 

"I've learned a lot and loved ED so much, but it was time for me to leave." 

("난 응급실을 정말 많이 사랑하고 그 곳에서 많이 배웠지만, 내가 떠나야할 때였어.")

     이미 많이 들어보셨을 '번아웃 (Burnout)' 에는 여러가지 정의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번아웃'일과 내 삶이 분리되지 못하는 상태에서 아무런 감정도 없이 로봇처럼 일만 하고 있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일과 내 삶이 분리되지 않기에 한없이 지치고 힘들고 고립된 상태죠. 전 사실 제가 응급실에서 일하고 있었을 때 제가 번아웃 상태라는 것을 전혀 자각하지 못했습니다. 옆에서 제 모습을 지켜보던 제 남편이 그 당시의 제 상태를 객관적으로 이야기 해준 것이 많이 도움이 되었고, 일을 열심히 하면 할수록 감사해하기보다 더 많은 일을 떠넘기려고 하는 당시의 응급실 매니지먼트를 보며 더 이상 나를 갉아가면서 이 곳에 날 바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응급실을 떠났습니다. 

     제가 MBA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응급실과 번아웃 이야기를 한 이유는 경험과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어서입니다. 응급실에서 일을 하기 위해 다양한 곳에서 경력을 쌓았던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응급실을 떠날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응급실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고 같은 병원 중환자실과 입/퇴원 병동, 그리고 다른 병원 응급실에 이력서를 넣었을 때 세 군데 모두에서 바로 연락이 왔고, 전 그 중에 제일 쉽게 일할 수 있는 입/퇴원 병동을 선택했습니다. 만약 저렇게 번아웃이 왔을 때 바로 다른 곳으로 이직할 수 있는 경력과 경험이 없었다면, 저는 이미 마음이 떠나버린 응급실에서 기약없이 일을 하며 컨디션도 더 안 좋아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새로 일하게 된 입/퇴원 병동은 응급실때와는 전혀 달리 점심시간도 널널하고, 근무시간에도 널싱스테이션에서 편히 앉아있는 시간이 많았고, 덕분에 저는 저희 병원이 주최하는 병원 경영 MBA 프로그램에 관한 정보를 듣게 되고, 열심히 준비하여 합격통지를 받게 됩니다. 

     아직 전 정확히 이 프로그램 졸업 후에 어떤 일을 할지 모르지만, 모르기 때문에 제약을 두지않고 간호 외에 병원의 다양한 직종들을 배우기 위해 이 프로그램의 바로 윗학번 선배인 인사과 부장님과도 연락을 하고 있고, 병원 내 관리직에 계시는 멘토도 알아보고 있습니다. 

"넌 꿈이 뭐니?"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여러분은 어떤 대답을 하실 수 있나요? 꿈은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꿈이 없는 어른들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가지 꿈이 있지만 그 중에 하나는 우선 40대에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것입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저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 있고, 병원 경영 석사 학위도 제 꿈을 이루게 해줄 많은 받침돌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소중한 시간 내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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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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