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호사

찔린 상처 (puncture wound) 가 특히 위험한 이유 (ft. 오징어 게임)

간호사 멘토 소피아 2021. 10. 4.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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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간호사 멘토 소피아입니다. 요즘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넷플릭스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 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알고 치솟고 있죠! 저희는 서로 일하는 스케줄이 달라서 함께 보기 위해 나흘에 걸쳐서 시리즈를 시청했는데요, 한국인이 아닌 남편에게 한국의 전통게임들에 대해서, 그리고 가끔 이상하게 번역된 내용들을 알려주느라 정신없이 설명하며 그 와중에도 재미있게 시청했답니다. 오늘은 오징어 게임에서 나온 한 장면과 제가 일했을 때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찔린 상처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오징어 게임에서는 이미 유명하신 분들 말고도, 정말 매력적이고 연기를 잘하시는 배우분들이 많이 나오셨습니다. 그 중에서는 알고보니 첫 연기 도전을 하신 '정호연' 모델분도 계셨어요. 이 분은 마스크도 매혹적이신데 연기 스타일도 전혀 처음으로 연기를 하시는 분 같지가 않아서 인상깊게 봤습니다. (이 다음에는 오징어 게임 중 한 장면에 대한 내용 묘사가 있고, 그 내용에 따라 스포라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새벽

     오징어 게임 내용중에 새벽이 유리조각에 다치는 부분이 나옵니다. 꽤나 큰 유리조각이 여리고 여린 배에 박혀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새벽은 그 큰 유리조각을 빼내고 자신의 셔츠를 압박붕대처럼 사용해서 허리를 칭칭 감습니다. 그 때 제 머릿속에 든 생각: '아 과다출혈로 사망하는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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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로 Puncture wound 라고 불리는 이 상처를 치료할 때 제일 중요한 점은 "그 물체를 바로 빼내지 않는 것" 입니다. 만약 필요한 의료물품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섣불리 몸에 박혀있는 물체를 빼내면, 그 구멍으로 바로 피가 솟구쳐나와 오히려 과다출혈로 상황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 그런 상황이 있다면, 응급실에 도착하거나 필요한 의료물품이 있는 것이 확실할 때까지 그 물체를 박힌채로 그대로 둬야합니다. 찔린 상처의 물체를 빼낼 때에는 반드시 기본적인 PPE 외에 face shield 까지 사용하고 케어를 시작하세요. 그 물체가 빠지면서 사방으로 피가 튈 가능성이 높습니다. 

     찔린 상처가 특히 위험한 이유 중 또 다른 이유는 상처난 위치의 중요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응급실에 있었을 때 칼에 찔려 온 환자가 있었습니다. 저희 병원은 도시 한 가운데 있어서 응급실로 누구나 걸어들어올 수 있는데, 그 분이 병원 근처에서 칼부림을 당했고, 함께 있던 친구가 그 분을 부축해서 응급실로 걸어온 상황이었습니다. 그 분을 보자마자 저희 팀이 바로 stretcher 를 가져가서 트라우마 룸으로 직행을 했는데 이미 응급실 입구에서부터 복도까지 피범벅이 된 상태였습니다. 그 환자분은 총 세 군데를 찔리셨었는데 한 곳은 왼팔, 또 한 곳은 왼쪽 가슴 바로 아래, 마지막은 왼쪽 옆구리였습니다. 최대한 많은 스탭들이 모여서 세 군데 다 동시다발적으로 드레싱을 시작했지만, 저희가 제일 집중했던 부분은 왼쪽 가슴 부분이었습니다. 혹시 폐나 심장까지 닿을 정도로 깊게 상처가 났다면 당장 생명이 위험하기 때문에 저희 팀 의사는 바로 가슴 초음파를 진행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 분의 폐와 심장에는 직접적인 상처가 없었고 저희는 기본 응급 처치를 마치고 이 환자분을 트라우마 전용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찔린 상처가 특히 더 위험한 이유는 '파상풍' 의 가능성 때문입니다. 파상풍이라고 하면 흔히 눈에 띄게 녹슨 못이나 철사만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가볍게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포함한 동물이 할퀸 상처, 요리를 하다가 오래된 칼에 난 상처, 더러운 흙바닥에 쓸렸을 때, 살균이 제대로 안 된 도구로 시술받은 피어싱이나 타투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을 통해 파상풍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상풍은 심하면 생명까지 빼앗아 갈 수 있는 무서운 병이기에 찔린 상처로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When was your last tetanus shot? (마지막으로 언제 파상풍 주사를 맞으셨나요?' 라고 물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파상풍 주사는 Tetanus shot 으로 불리며 상황과 나이에 따라 Dtap/Tdap 혹은 Td 주사로 접종받을 수 있습니다. 내성이 생기지 않으나 10년동안 커버가 되므로 10년마다 접종을 받아야 하는 중요한 주사 중에 하나입니다. 만약 환자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 혹시 그 기간이 10년이 되지 않았더라도 10년보다 빨리 맞았다고 해서 부작용은 없기에 그냥 지금 접종을 하면 됩니다.  

     처음 간호사가 됐을 때는 찔리거나 베인 상처로 응급실에 온 환자분들께 마지막 파상풍 접종이 언제였는지 물어보는 것을 까먹곤 했어요. 다행히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이 다그치지 않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저도 이제는 절대 잊지 않는 필수 질문이 되었답니다. 

     오늘도 제 블로그에 오셔서 포스팅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로그인 없이도 남기실 수 있는 하트 공감과 댓글은 저에게 힘이 된답니다 :) 항상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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