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호사

수간호사 / 널스 매니저 이야기 (ft. 내 사람을 지키는 방법)

간호사 멘토 소피아 2021. 10. 18.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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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간호사 멘토 소피아입니다. 오늘은 제가 지금까지 만나본 nurse manager 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저는 한 병원에서 오래 근무를 했지만, 그 안에서도 4개의 병동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그 전 경험들까지 합치면 지금까지 다양한 매니저들과 일을 해봤답니다. 스탭 간호사로써 옆에서 같이 일했던 친구들이 매니저가 되는 과정도 지켜봤구요. 오늘은 그들과의 경험을 나누며 저는 만약 나중에 매니지먼트로 들어가게 된다면 어떤 매니저가 되고 싶은지, 또 어떤 점들이 장단점으로 보였는지 나눠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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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방관자 타입

     제가 이 병원에 처음 근무를 시작했을 때 일했던 곳은 소아병동이자 일반 med-surg 병동이자 뇌전증 환자들을 모니터하는 Video-EEG 까지 있는 병동이었습니다. 다양한 환자들을 봐야했기에 다양한 스킬들이 필요한 곳이었습니다. 첫인상이 참 푸근하고 인자했던 저희 매니저는 정말 말 그대로 푸근하고 인자하기만 했습니다ㅎㅎ 매니저가 필요한 순간에는 부매니저에게 넘기거나 아직 병아리인 저희 스탭 간호사를 믿는다는 말로 책임을 지는 일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병동이 바빠도 절대 자신의 오피스에서 나오는 일이 없었고, 무슨 일이 생기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부매니저에게 일을 넘겼었습니다. 예를 들어 휴가 요청을 하면 바로 승인을 해주긴 했지만, 문제는 그 주에 다른 사람의 휴가가 겹쳐있는지 확인도 안하고 승인을 내주어서 그 뒷정리 또한 부매니저가 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덕분에 제가 1년만 그 병동에 있었는데도 세 명의 부매니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병동 내에서 간호사들과 간호 조무사들의 관계가 엄청 좋지 않았고, 그 떄문에 몇 번의 미팅을 했는데도 이 분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 매니저와 일하면서 매니저의 능력과 관심이 병동의 분위기와 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직접 알게 되었답니다. 

     2. 독재자 타입

     이 매니저는 제가 가장 놀랐던게 사실 응급실에서 같이 스탭 간호사로 일하던 친구였기 떄문이었습니다. 몇년 동안 스탭 간호사로 일하다가 charge 를 맡게 되고, 그렇게 unit leader 를 하다가 응급실이 아닌 다른 병동에서 스카웃 제의가 와서 부매니저로 승진을 하게 된 케이스였습니다. 전 그 당시에 일을 하면서 학업도 병행하고 있었는데, 실습 수업 중에 하나가 자신의 부서의 매니저 외에 다른 부서 매니저를 쉐도우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친구와 계속 연락을 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연락을 했고, 그 친구는 흔쾌히 제 부탁을 들어주었습니다. 그 친구와 시간을 보내면서 저는 왜 간호 매니저에 관심이 있냐고 직접적으로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제 친구는, "I want to be an advocate for my fellow nurses." 라며 우리 동료 간호사들의 옹호자가 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친구 덕분에 편하게 실습을 마친 저는 그 이후에도 간간히 연락을 취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 친구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도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 친구가 이번에는 다른 병동의 매니저로 승진이 됐는데, 처음의 친근했던 이미지와는 달리 간호사가 스테이션에 앉아있을 시간이 있으면 병실이나 더 라운딩을 하라며 (documentation 도 절대 앉아서 못하게 하고 서서 하게 함) 스탭들을 재촉하고, 스탭 간호사들의 미팅에서는 항상 짜증난다는 태도를 보이며, 심지어는 몇 달동안 함께 일하고 매우 능력이 있었던 이 병동의 차지 널스가 이미 몇 달전부터 첫 아들의 유치원 졸업식 날짜에 맞춰 휴가를 요청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중요하지도 않았던 미팅을 보내야한다는 이유로 휴가를 거부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친구의 담당 병동이 점점 환자 만족 점수가 낮아지고 있긴 했는데, 그렇다고 저렇게 자신의 스탭들을 쥐잡듯이 잡는 행동은 아무것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 친구는 다른 곳의 매니저로 내려갔지만, 그 곳에서도 너무나 안 좋은 소문이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전 이 상황을 보면서 이 친구가 정말 착하고 다른 동료들을 먼저 위하는 친구였는데, 자리에 대한 압박감과 스트레스 때문에 변한건지, 아니면 원래 이 친구의 성향이 이랬는지 몇번이고 생각을 해보곤 했었습니다. 

     3. 내 사람들은 내 편, 다른 사람들은 적.

     응급실에서 일하고 있었던 당시 전 새로운 병동으로 지원서를 내고, 면접 날짜가 잡혔을 때 전 오랫만의 한국행을 위해 이미 3주간의 휴가가 승인되어있었고, 비행기표도 다 정해진 상황이었습니다. 전 금요일에 면접을 보게 되었고, 면접 후에 내일 한국으로 휴가를 가기 때문에, 연락은 전화대신 꼭 이메일로 부탁드린다고 설명드리고 휴가를 왔습니다. 그렇게 면접을 본지 2주가 되던 날 인사과로부터 합격을 축하한다며, 모든 서류절차를 마치면 바로 2주 후부터 새 병동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미 면접 때 매니저분들께 말씀드렸듯이 전 현재 휴가중이라 1주일 후에 미국에 들어가기 때문에, 현 응급실 매니저에게는 휴가를 마치고 직접 얼굴을 뵙고 이야기를 하겠다, 그렇게 되면 빨라도 지금부터 3주 후부터 일을 시작 할 수 있다' 고 인사과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인사과 대신 새 매니저에게서 이메일이 왔는데 그 내용은 '우리는 현재 인원수가 모자라기 때문에 하루 빨리 새 간호사가 필요하다. 어떻게 해서든 지금 바로 현 매니저에게 통보를 해서 2주 뒤에는 우리와 함께 일을 시작할 수 있게 하라.' 는 답이었습니다. 몇 번의 이메일이 오고 갔지만 그 쪽의 입장은 강경했습니다. 순간 '이런 경우없는 매니저 밑에서 내가 일을 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당시 번아웃이 심각하게 온 상황이었기 때문에 응급실을 벗어나기 위해서 우선 최소 1년은 여기에서 일을 하다가 다른 곳으로 이직은 하든 그 때가서 봐야겠다는 생각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미안한 마음을 가득 안고 응급실 매니저에게 국제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미 제가 다른 곳으로 이직 신청을 한지 알고 있었던 응급실 매니저도 제가 휴가 중에 이런 상황에 휩쓸렸다는 것에 저보다 더 화를 많이 내주었고, '내가 알아서 할테니, 이 일에 대해선 신경쓰지말고 편하게 남은 휴가를 마치고 와라.' 며 절 다독여주었습니다. 그렇게 상황이 정리가 되고 새로 시작한 병동의 매니저는 제가 이메일을 주고 받았던 사람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였습니다. 자주 병동에 나와 라운딩을 하고, 저희가 도움이 필요하면 매니저 가운을 벗어던지고 저희를 도와 침대를 정리하거나, 약을 투약하거나 미팅에서는 저희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저희를 옹호해주는 등 매우 솔선수범한 이미지였습니다. 알고보니 이 분은 "무조건 내 사람들 먼저." 가 모토인 분으로 그 당시 그저 "바깥사람" 이던 저에게는 어떤 이미지로 보여질지 신경도 안 쓰고, 최대한 빨리 현재 내 사람들의 일에 도움이 되기 위한 것만 생각했던 것이었습니다. 첫 인상은 정말 좋지 않았지만 막상 겪어보니 "내 사람들"을 최우선으로 두던 이 매니저는 저에게 매니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들게 한 분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타입들의 매니저들을 만나봤는데 우선 이 세 타입으로부터 제일 많은 것을 느끼고 얻었습니다. 여러분이 일하는 곳의 매니저는 어떤 스타일이신가요? 여러분은 어떤 매니저와 일하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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