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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간호사 멘토 소피아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어제 제가 일하면서 겪었던 따끈따끈한 경험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이미 다른 포스팅들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현재 회복실 (PACU) 간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곳은 11년이 넘는 제 간호 커리어중에서 유일하게 간호사와 환자 ratio 가 정해진 곳이었고, 그 덕분에 응급실이나 다른 병동들에서 경험했던 total chaos 보다는 좀 더 organized chaos 가 발생하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어제 저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을 하는 쉬프트에 이브닝 차지 널스를 맡고 있었습니다. 차츰 볼륨이 줄어가던 오후 9시가 넘어갈 때쯤, 수술실 간호사 한 명이 회복실로 와서는 pediatric craniotomy (소아 개두술) 케이스가 추가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소아 개두술 케이스라니?? 우리는 소아 중환자실이 없는데?? 특히 레벨 1 트라우마 센터에 소아 전문 병원이 저희 병원과 차로 10분 거리밖에 안 걸려서 이런 소아 중증환자는 대개 앰뷸런스가 바로 그 병원으로 데려가기에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었습니다.
알고보니 이 환자는 집에서 정신을 잃은 상태로 엄마가 발견을 한 상황이었는데, 소아 전문 병원으로 가던 중 EMT 멤버가 이 환자의 airway 를 secure 하려고 intubation 을 계속 시도해도 계속 실패를 해서 앰뷸런스가 그 병원으로 가던 길에 제일 가까운 병원인 우리 병원으로 온 것이었습니다. CT를 찍어보니 수술이 일분일초라도 빨리 진행되어야 하는 상황이라 우선 환자가 만 17세이기도 했고 (미국에서는 만 18세부터 성인으로 구분됨.), 키와 몸무게가 성인 사이즈였기에 저희 병원에서 소아 개두술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surgeon 이 이 환자를 수술 후에 소아 전문 병원으로 트랜스퍼 시킬 것이냐 아니면 우리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을 시킬것이냐 결정을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현재 끝나지 않는 코로나 "덕분에" 병원의 수용력은 계속 거의 맥스에 다다른 상황이었고, 중환자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오후 9-10시 정도에 항상 온 병원을 라운딩하는 이브닝 간호 수퍼바이저의 말로는 만약 환자가 우리 병원에 머무르게 되면 수술을 끝나고 바로 중환자실로 이동되지만, 만약 surgeon 이 소아 전문 병원으로 트랜스퍼를 원할 경우에는 환자는 회복실에서 트랜스퍼가 결정될때까지 스테이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환자의 수술은 9시 45분쯤 시작이 되었고, 환자가 언제 회복실로 나올지, 그리고 트랜스퍼를 하게 되면 어느 병원에 갈 것인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저희는 다 오후 11시에 퇴근하는데요?"
"그럼 콜 널스를 불러야지."
회복실의 콜 널스는 스태핑이 없는 평일 오후 11시부터 오전 7시과 주말에 긴급 수술이 잡혔을 때 환자의 "회복" 을 위하여 대기를 합니다. 병원에 간호사들이 모자르다고 그냥 막 부르고 그런 포지션이 아니거든요ㅎㅎ 게다가 이 환자는 개두술을 막 마친 환자이기 때문에 그대로 intubated 된 상태에서 나올 확률이 높고, 그럼 이미 fully sedated 된 상태인데 그럼 따로 "회복" 을 할 것이 없기에 회복실 간호사로써 저희가 할 일은 없는것이죠. 이 부분을 설명하자 다시 수퍼바이저는 그럼 현재 ambulatory surgery 에서 7명의 오버나잇 환자를 보고 있는 두 명의 간호사 중 한명을 회복실로 스테이션하라고 지시(?) 했습니다. (왜 저희가 오버나잇 환자를 보고 있는지 이거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데ㅎㅎ그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쓰도록 할게요.)
"우선 surgeon 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기다려봐야겠지만, 만약 환자가 회복실에 기약없이 다른 병원으로 트랜스퍼 준비를 위해 기다리게 되면 콜 널스 부를 상황도 아니고, 오버나잇 환자들 보고 있는 간호사를 여기로 보낼 수도 없으니, 중환자실 간호사를 한 명 보내주세요."
제가 이렇게 요청하자 코디네이터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원래 그런 상황이면 중환자실 간호사를 회복실로 보내려는게 계획이었다며 갑자기 말을 바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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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병원에서 일하면서, 특히 이 끝나지 않는 코로나 시국에, 서로 도와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항상 제 동료들을 돕는데 앞장섭니다. 저희 회복실 간호사들은 처음 코로나가 발발하고 수술들이 전부 캔슬되면서 병원의 인력이 특히 모자란 응급실과 중환자실에 배치되었을 때도 모두를 위해 이렇게 도와주는게 당연하다고 하며 발 벗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회복실에서 일을 하면 일을 할수록 윗선에서 저희를 모든 병원의 대체 인력으로 항상 생각하는 것에 점점 힘이 빠지네요.
만약 제가 콜 널스를 부르라고 한 수퍼바이저의 첫번째 요청에 알겠다고 대답을 했다면 제 코워커는 영문도 모르고 기약도 없이 자신의 듀티도 아닌 상태에서 몇시간을 병원에서 이 중환자를 케어했어야겠죠? 또 만약 오버나잇 환자를 보는 간호사들 중 한명을 보내라는 두번째 요청에 제가 알겠다고 했다면, 나머지 한명은 아무도 없는 유닛에서 혼자서 7명의 환자를 봤어야 하는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환자가 수술을 잘 마치고 나온 시간은 오후 10시 40분. surgeon 이 환자를 우리 병원에 입원시키기로 결정한 시간은 오후 10시 45분. 전 바로 중환자실에 연락을 해서 이 환자는 오후 11시 5분에 제일 알맞는 케어를 받을 수 있는 중환자실로 잘 입원되었답니다.
You have to advocate for yourself. 저희는 간호사로써 환자들을 지키는 중요한 임무도 있지만, 말도 안되는 상황에 휩쓸려갈 때 단지 상사가 내린 지시라고 해서 무조건 따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상황 판단을 하고 우리의 원래 듀티가 무엇인지 잘 살펴서 나 자신 그리고 같이 일하는 팀 자체를 지켜야 하는 중요한 임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특별한 상황이 자주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만약 또 일어나게 된다고 하면 예전에 같은 상황이었을 땐 어떻게 해결이 되었는지 당연히 찾아보게 될 것이고, 그 때 해결한 방식대로 방향이 잡히게 되니까요. 우리 모두 똑똑하게 나와 나의 팀을 지키면서 일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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