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이야기

미국 병원 산모식: 정말 출산 후 바로 얼음물? 피자? 햄버거? (미국 병원에서 랍스터 먹은 후기)

간호사 멘토 소피아 2022. 7. 7. 09:03
반응형

인스타그램 @NursingMentor_Sophia

협업문의 RNMentorSophia@gmail.com

      안녕하세요, 간호사 멘토 소피아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가 출산을 하기 위해 입원했던 병원에서 먹었던 산모식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저는 병원에 입원하는 순간 물 한모금도 조금씩만 먹을 수 있다고 들어서 조금이나마 더 든든하게 출산을 하고자 병원 주차장에 도착해서 차 안에서 집에서 미리 가져온 미역국과 밥을 먹고 병원에 입성했답니다ㅎㅎ 또 그 전에 산부인과에서 일했던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가 분만실에서는 혹시 모를 응급 상황을 대비해 산모식은 전혀 안 나오고, 남편 음식도 안 나오기 때문에 미리 남편이 먹을만한 간단한 간식들을 챙겨갔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침시간이 되자 남편 앞으로 일반식 트레이가 나오고, 제 몫으로도 건더기 없는 국물이나 다양한 주스들이 담겨있는 Clear liquid 트레이가 나왔습니다. 

반응형

끓이고 몇일 지난 밍밍한 라면 국물 같았던 "야채 육수"와 사과 주스, 레몬 맛 젤리.
무슨 맛인지 표현할 수 조차 없는 "소고기 육수"와 청사과 맛 젤리, 크랜베리 쥬스, 사과 쥬스, 체리맛 아이스크림, 물

     전혀 아무것도 못 먹고 마신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갑자기 이런 트레이를 받으니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서프라이즈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정말 힘이 없을 때도 주스라도 조금씩 마시니 그 안의 당 성분때문에 더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제가 못 먹으니 자기도 먹지 않겠다고 했지만, 전 한명이라도 잘 먹어야 한다며 신경쓰지 말고 먹으라고 했고, 남편은 그래도 미안한지 구석에서 조용히 끼니를 챙겨먹었답니다. 아침으로는 팬케이스와 계란 요리, 점심이나 저녁으로는 연어요리나 닭고기 요리가 나왔습니다. 그렇게 진통이 시작한지 28시간 후에 응급 제왕으로 출산을 한 뒤 (출산후기 1편, 출산후기 2편) 저희는 아침식사도 못하고 기절한 듯 잠을 자다가 전 약 36시간만에 제대로 된 음식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 후 부터는 점심시간 한시간 전 병원의 foods & nutrition 팀원이 저희 방으로 와서 당일 점심, 저녁, 그리고 다음날 아침 메뉴의 주문을 받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메뉴에는 매일 그 날만 주문할 수 있는 스페셜 메뉴들 (퀴노아 볼, 과일 스무디, 폭찹, 닭다리 요리 등) + 언제든지 시간과 요일에 상관없이 주문할 수 있는 피자, 햄버거, 께사디아, 샐러드, 샌드위치, 계란 요리, 프렌치 토스트, 팬케이크, 연어요리, 닭고기 요리, 돼지고기 요리, 소고기 요리, 과일접시 등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출산 후 이틀 째 저녁, "출산 축하 기념 식사" 로 병원에서 스폐셜한 디너를 준비해주었습니다. 

Cheese platter, Surf & Turf, Tiramisu & Strawberry Shortcake

     병원식이었기 때문에 기대를 안했는데 오히려 간이 좀 세다고 생각할 정도로 양념이 많았고, 스테이크는 좀 오버쿡 되었지만 랍스터테일은 기대 이상이었답니다! 사실 저는 병원 근처에 차로 15분 거리로 한인마트가 있었기 때문에 혹시 필요하면 우버이츠나 배달로 미역국을 시켜먹으려고 했으나, 다행히 한국에서 어머니께서 오실 수 있으셨고, 어머니께서 직접 해주신 미역국과 밥, 한국식 반찬을 병원으로 받아올 수 있었습니다. 병원 내에 전자렌지가 있기 때문에 저는 끼니때마다 남편이 직접 미역국을 데워다 가져주었고, 혹시 없으신 분들은 미리 레트로 제품을 구매해서 가져가서 전자렌지를 사용해 데워먹는 방법, 그리고 뉴저지의 해켄섹 병원같이 한국인들이 많은 병원은 병원식 자체에 미역국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미리 알아보시는 것도 좋으실 것 같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엄마표 집밥이 최고! 한식 최고!

     출산 후 수분섭취가 중요하다며 담당 간호조무사 쌤들은 매번 방에 들어오실 때마다 얼음물을 한 통씩 가져다주셨습니다. 그 때마다 저희는 얼음이 없는 미지근한 물로만 가득담긴 물통을 부탁했지만, 워낙 바쁘셔서 그런지, 이미 얼음물이 몸에 배서 그런지 매번 얼음물을 가져오시고, 아차! 하시며 다시 물만 담긴 물통을 주신다거나, 바빠보이면 그냥 저희가 얼음을 빼고 실온에 좀 둔 후에 미지근하게 해서 마시기도 했습니다. 

     가끔 다른 후기를 보면 미역국 데워먹거나 한식을 가져다 먹는 것이 냄새가 날까봐 눈치가 보인다는 글들이 보였는데 저는 간호사로 일하면서 환자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제가 환자 입장이 되어봐도 제가 챙겨온 음식을 알아서 데워먹는 것 자체가 전혀 눈치가 보이거나 문제가 될 것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혹시 눈치를 주거나 제대로 된 케어를 못 받는 경우에는 그 병원의 환자 보호 팀 ("Patient advocate") 이나 매니저를 요청해서 환자의 권리를 당당히 요구할 수 있으니, 혹시 영어로 자유롭게 의사소통이 안된다고 하시더라도 법적으로 무료로 제공되는 통역서비스를 사용하셔서라도 환자로써 꼭 제대로 권리를 보장받고 케어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 로그인 없이도 남기실 수 있는 공감 하트와 댓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된답니다. 감사합니다! ***

인스타그램 @NursingMentor_Sophia

협업문의 RNMentorSophia@gmail.com

반응형